토론회

건설산업비전포럼 정기모임


제목 제268차 조찬토론회 후기 (연사: 백승보 조달청 청장)
개최일 2026-08-26 조회수 0
장소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주제 AI 시대 건설산업 혁신과 공공조달 정책
후원 첨부자료


 

 

제268차 조찬토론회는 ‘AI 시대 건설산업 혁신과 공공조달 정책’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건설산업이 직면한 위기와 새로운 기회를 살펴보고, 공공조달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늦여름의 무더위에도 70명이 넘는 회원이 참가를 신청하는 등 조달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부터 새롭게 마련된 ‘7분 스피치’ 코너도 처음으로 운영됐습니다. 공간 AI 기업 메이사의 최석원 대표는 드론·항공기·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공간을 3차원으로 구현하는 리컨스트럭션 기술과 250여 개 건설현장에서 활용 중인 스마트 건설 플랫폼을 소개하며 본 강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날 강연은 백승보 조달청장이 맡았습니다. 백 청장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조달청 시설사업국장, 신기술서비스국장, 서울지방조달청장 등을 거쳐 2025년 8월 제40대 조달청장에 취임했습니다. 조달청 내부 출신으로는 12년 만에 청장으로 발탁된 인물로, 공사와 건설엔지니어링 계약제도를 두루 다뤄온 공공조달 전문가입니다.

 

백 청장은 건설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가장 오래된 산업이자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산업”으로 정의했습니다. 괴베클리테페와 밀라우교 등을 사례로 들며, 건설이 인류의 문명과 삶을 형성해 온 핵심 산업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건설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레드오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개별법에 따라 등록된 업체까지 포함하면 건설업체 수는 약 12만 개에 이르지만, SOC 예산 비중과 건설업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노동생산성과 연구개발 투자는 제조업에 크게 뒤처져 있으며, 성장성·수익성·안전성 지표도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업체 수에 따른 수주 경쟁, 원·하도급 및 업역 간 갈등, 인력 의존적 생산체계, 종사자 고령화와 산업재해, 청년층의 부정적 인식 등이 구조적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 프로젝트, 노후 인프라 개선, 재건축·재개발,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시설은 건설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의 발전 역시 건설산업의 생산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중요한 계기로 제시됐습니다. 정부와 민간은 1999년 이후 수많은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했지만, 업계의 충분한 공감과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해 실질적인 변화는 제한적이었습니다. PQ 변별력 강화, 턴키제도, 최저가낙찰제 등도 업계의 반발과 담합, 비용 전가, 외부업체 의존 등으로 본래 취지가 퇴색했습니다. 정부 또한 건설을 국가전략산업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다루기보다 공사비 절감과 정량평가에 치중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준법·상생·안전·공정에 기반한 정도경영을 실천하고, 페이퍼컴퍼니 퇴출과 같은 자정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는 업계가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새로운 혁신과제를 계속 추가하기보다 이미 제시된 과제를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AI는 건설산업과 공공조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핵심 동력으로 제시됐습니다. AI 기술은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건설산업의 대응 수준은 제조업에 비해 뒤처져 있습니다. 조달청 역시 사업계획·설계·내역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자재 코드의 표준화도 미흡해 AI 활용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문서와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비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강조됐습니다. 조달청은 앞으로 부실업체와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적정 공사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주요 과제로는 낙찰하한율 인상, 간접비와 자재가격의 적정 반영, 품셈과 표준시장단가 개선, 기술형 입찰 확대, AI 기반 공사비 산정시스템 구축 등이 제시됐습니다. 안전사고가 빈번한 기업의 공공공사 참여를 제한하고, 담합을 유도하는 적산업체와 브로커에도 강력히 대응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30여 개 조달 단위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스마트 건설장비와 BIM 활용 실적을 평가와 사업비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결국 건설산업 혁신의 핵심은 새로운 과제를 더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업계와 정부가 함께 등록·업종체계, 계약방식, 입·낙찰제도, 발주자 역량, 기술인력 양성, 품질·안전·환경·공정관리 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이미 제시된 혁신과제를 지속해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 선진제도 역시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구조와 현장 여건에 맞게 재설계해야 합니다.

 

질의응답은 국회 일정으로 인해 사전에 접수한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모듈러 공동주택의 발주방식 개선 요구에 대해 백 청장은 국토교통부의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고품질 모듈러 활용이 포함된 만큼 그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조달청도 모듈러 임대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관련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해 조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혁신제품의 현장 맞춤형 규격 변경 문제에 대해서는 수의계약과 시범구매 등 지원제도의 특성상 엄격한 규격 관리가 원칙이지만, 범위형 규격에 대해서는 변경을 자유롭게 허용하도록 이미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역 기술제안 평가의 공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부 문제가 존재하지만 대다수 평가위원은 성실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발표와 면접을 익명 기반의 블라인드 평가로 전환하고, 모니터링 제도와 신고센터, 암호명 신고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발주자 귀책에 따른 공기 연장 시 공사비 조정에 대해서는 “계약자에게 책임이 없는 공기 연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갑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금액을 조정해 대가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으며,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반영되지 않은 사항은 기획예산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낙찰차액 감액 규정은 기존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서 ‘계약 체결 분기의 다음 달 말까지’로 완화됐으며, 최종 낙찰가액의 10%는 자율조정 항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10억 원 이상 사업의 낙찰하한율 조정이 누락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사 분야 낙찰하한율 2%포인트 인상의 효과를 지켜본 뒤 실제 투입비용을 함께 분석해 심사통과점수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 청장은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좋은 제안이 있으면 이메일로 보내달라”며 “제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반영해 건설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마무리 말씀에서 이현수 공동대표는 백승보 청장의 강연이 건설산업의 위기와 기회, 성찰의 과제와 혁신의 역사를 폭넓게 짚었다고 평가하며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또한 조달 분야의 핵심은 입·낙찰제도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1972년 브룩스법을 통해 도입한 자격기반선정(QBS)과 최근 BIM·IPD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조달 패러다임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AI에 질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과 사회를 향해 질문하는 ‘호모 쿠아에렌스(Homo Quaerens·질문하는 인간)’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신임 참석자와 영 리더스 그룹에 대한 기대를 전하고, 포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회원들의 협조와 후원을 요청하며 9월 모임을 기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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